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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방축천 왕버들나무

방축천에 200년 된 왕버들나무가 3그루 있었으나 2그루가 고사하고 한 그루만 남았다. 세종 시내에는 보통 어린 수목들만 있어서 이렇게 크고 굵은 몸통을 가진 나무를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더 눈에 띄는 나무이다. 어제 문득 이 나무의 사진을 짝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망원렌즈만 들고 가서 핸드폰으로 전체적인 모습만 찍어보았다. 멋진 모습을 하고 있어서 오래오래 자라면 좋으련만 아쉽다.

세종시 기쁨뜰 근린공원

기쁨뜰 근린공원은 해밀마을이 완성되기 전에는 인적이 드문 공원이었으나 최근에는 이용객이 많아진 곳이다. 주차할 수 없고 방축천을 따라서만 이용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덕분에 고라니가 유유히 놀다 가기도 하는 그런 곳이었다. 오늘은 저류지에서 갑자기 왜가리가 날아오르는 걸 보아 신기해 하기도 했다. 기쁨뜰 근린공원은 여전히 자연과 맞닿은 공원이다. 앞으로 해밀마을과 방축천의 연결통로가 생기면 산책하는 이들이 훨씬 많아질 것 같다. 울창한 숲을 끼고 있어 새소히 바람소리 듣기 좋은 곳으로 일상에 지친 분들이 산책하며 마음 편해질 수 있길 바란다.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의 추억

강동에서 자라다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대방동에 살게 되었다. 이곳에 있을 때 나는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일들을 연달아 경험하여 정신적으로 무척 피폐해져 있었다. 시쳇말로 내 삶에 그림자가 가장 짙게 드리웠었던 시기였다. 사실 내가 그동안 살았던 삶과 다른 경로로 접어드는 것 같은 기분에 무척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런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건 내가 빨리 안정된 직장을 잡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며 갓 태어난 아이들과 아내를 돌보고, 집안 일을 하고, 돈을 벌러 나가는 일을 몇년 간 하며 견뎌야했다. 대방동에서는 항상 잠이 부족한채로 다녔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아이를 아기띠에 넣고, 유모차를 밀고 동네를 산책하고 다녔다. 개인적으로는 몸과 마음이 무척 힘..

세종시 방축천의 백로 (쇠백로)

방축천을 자전거타고 달리다 다시 만난 백로. 그 당시에는 하얀 몸과 깃털에 매료되어 셔터를 눌렀었다. 비교적 작은 몸집에 뽀송뽀송한 털이 있어 아직 어린 백로 정도로만 기억을 하고 있었다. 다시 보니 검고 뾰족한 부리가 있고 머리에 두 가닥의 장식 깃, 가슴에도 몇 가닥의 장식깃이 있었다. 아마 번식기를 맞이한 백로였던 것 같다 (쇠백로: 100.daum.net/encyclopedia/view/125XX52400035 ). 연식 물 속에 머리를 박고 무엇인가를 하는 오리들 사이로 백로는 멀뚱이 서서 있다. 쇠백로는 사진기자들이 우연히 카메라에 담게 되면 기사로 낼 만큼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새인데, 한 번 라이딩을 갈 때 마다 이렇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 무척 반갑다. 서울에서 30년 이상 살면서 자연..

세종시 방축천의 200년 된 왕버들나무

2021년 3월 방축천 라이딩을 하며 돌아오다가 밀마루 전망대 사이로 노을이 지는 걸 발견하고 왕버들나무 앞에 자전거를 잠시 세워 놓았다. 왕버들나무의 수령은 200년 내외로 추정이 된다는데, 세 그루 중에서 두 그루는 고사하고 나머지 한 그루만 살아 있다고 한다. 우리 아이와 방축천에 자전거를 타고 나가면서 세종시가 생기기 전부터 이렇게 오래된 나무가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을 해주었는데 이 나무 역시 고사의 위험이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왕버들나무 아래에서 위를 보고 있으면 마치 영화 빅피쉬의 포스터처럼 매우 멋진 장관을 연출한다. 옆에 보이는 냇가는 방축천과 방축천 자전거길이며, 위로 보이는 다리는 정부청사를 연결하는 연결통로로 우정사업본부와 국가보훈처를 연결한다. 한 장의 사진에 세종시의 과거와..

세종시 제천의 백로 (노랑부리 백로?)

2021년 3월에 85mm 렌즈를 달고 제천을 라이딩하다가 본 백로이다. 세종시는 한강과 같이 도시를 가로지르는 금강이 지나고, 청계천 같은 하천으로 방축천과 제천이 흐른다. 방축천과 제천은 정부청사나 아파트촌을 가로지르는 조그만 하천인데 가까이에서 백로와 오리와 같은 새들을 매우 쉽게 볼 수 있다. 이날은 제천에 백로가 앉아 있어서 자전거를 잠시 세우고 촬영을 해보았다. 셔터 소음이 시끄러웠는지 이내 다른 곳으로 날아갔는데 이 때문에 커다란 날개를 펼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얼마 전 금강 세종보 인근에서 멸종위기종 노랑부리 백로가 발견이 되었다는 기사가 난 적이 있는데 이 새와 매우 유사하게 생겼다. (관련기사: 금강 세종보 인근서 멸종위기종 노랑부리백로 발견 www.joongdo.co..

청남대 영춘제에서 만난 꽃들 (접사)

청남대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 라는 뜻을 가졌다고 한다. 1983년 대한민국 대통령의 공식 별장으로 이용되었고,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시기 민간에 개방되었다. 청남대는 과거 국가중요시설로서 아직까지 청남대를 둘러싼 철조망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이제는 대통령의 별장이라기보다는 수목원과 박물관의 느낌이 나는 곳이다.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러 방문한 청남대에서 봄꽃 축제를 한다고 하여 접사 렌즈로 몇 장 담아와봤다. 가까이에서 하루 나들이 가기에는 괜찮은 곳이다.

금강변 산책하다 만난 꽃들

내가 어떠한 렌즈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주변을 살피는 것이 달라진다. 내가 세상을 넓게 담을 수 있는 광각렌즈를 달고 있으면 한 번에 모든 걸 담을 수 있는 풍경을 쫓아 다니고, 매크로 렌즈를 달고 있으면 최대한 가깝고 자세하게 찍을 수 있는 작고 세밀한 것을 찾아 나선다. 내가 어떤 도구를 가졌느냐에 따라 세상을 보는 시선과 나의 태도가 달라진다. 사진이라는 취미를 통해 깨닫게 된 것이다. 매크로 렌즈를 들고 나간 날 금강변을 산책하다 작은 꽃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할 때 이 길은 그저 내가 가야하는 거리의 한 지점에 불과했고 그곳에 핀 꽃들은 보이지 않았었다. 꽃을 담기 위해 길에 멈추어 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 꽃과, 초록색 잎과, 벌레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답게..

해질녘 세종보

세종에 내려와서 가장 만족하는 것은 내 삶에서 자연과의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조금만 움직이면 도시의 모습이 사라지고 자연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대도시를 벗어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이동해야 했던 서울생활에 비해 세종생활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어느날 당근에서 카메라 렌즈를 사들고 집에 오는 길, 금강의 해질녘이 아름다워서 무작정 다리 위에 올라가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물이 흐르는 세종보, 모래톱 위의 새와 식물들, 물 속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까지 모두 노을 빛으로 물들어 있다.

우리 아이의 작품 그림 속에 들어간 청남대의 꽃과 새들

청남대에서 멋진 오후를 보낸 후, 우리 아이가 그리는 그림에 이 새와 꽃이 등장한다. 길에서 우연히 만났던 꽃과 새 사진을 보며 함께 좋아했었는데 어느덧 우리 아이의 그림 속 주인공이 되었다. 우리 아이가 그린 꽃과 새는 작품이 되어 우리집 한 쪽 벽에 걸려 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는, 그리고 우리 아이와 함께 보내는 일상은 나의 행복의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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