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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마른 장마라 매미가 별로 없었는데, 비가 오고 나니 본격적인 매미의 계절이 돌아왔다. 산책을 하다보니 매미 허물이 나무에 붙어 있다. 수년간 저 모습으로 땅 속에 있었을텐데, 뭔가 매미에게 축하해주고 싶은 기분이다. 길을 걷다보니 매미를 잡고 있는 사람이 꽤 된다. 주로 아이와 함께 나온 아빠들이다. 잠자리채를 보니 참 반갑다. 나는 손으로 매미를 잡을 용기는 없고, 카메라에 담아보려 30mm 렌즈로 최대한 가까이 가본다. 카메라에 담아서 자세히보니 매미도 생각보다 예쁘게 생겼다. 날개의 문양도 예술적이다. 세월이 흐르긴 흘렀나보다.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알아가는 것 같다.

복도 위 비둘기

요즘 아이와 유모차로 집 앞 공원 나들이를 즐겨 하고 있다. 아이에게 여러 동물을 보여주고 싶은데, 도시 생활에서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동물은 개, 고양이, 비둘기 정도? 그나마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둘기가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어, 요즘은 비둘기만 보면 무척 반갑다. 아이는 내가 비둘기에게 '구구구구'를 할 때 마다 꺄르르 웃는다. 정말 사랑스러운 순간이다. 유모차가 옆으로 지나가는데도 미동도 하지 않던 비둘기. 아이와 유모차로 비둘기를 빙글빙글 돌았다. 옆 집 아주머니가 복도에 내어 놓은 옥수수를 보고 모여든 비둘기들. 먹이가 옆에 있으니 우리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도 종종 걸음으로 피할 뿐 날아가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녀석 무늬가 제법 예쁘게 생겼다. 너무 익숙한. 어쩌면 그래서 귀찮게 여겨졌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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