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와 유모차로 집 앞 공원 나들이를 즐겨 하고 있다.
아이에게 여러 동물을 보여주고 싶은데, 도시 생활에서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는 동물은 개, 고양이, 비둘기 정도? 그나마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둘기가 아이의 친구가 되어주어, 요즘은 비둘기만 보면 무척 반갑다. 아이는 내가 비둘기에게 '구구구구'를 할 때 마다 꺄르르 웃는다. 정말 사랑스러운 순간이다.
유모차가 옆으로 지나가는데도 미동도 하지 않던 비둘기. 아이와 유모차로 비둘기를 빙글빙글 돌았다.
옆 집 아주머니가 복도에 내어 놓은 옥수수를 보고 모여든 비둘기들. 먹이가 옆에 있으니 우리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도 종종 걸음으로 피할 뿐 날아가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녀석 무늬가 제법 예쁘게 생겼다.
너무 익숙한. 어쩌면 그래서 귀찮게 여겨졌던 비둘기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 자태가 참 예쁘다.
아이와 카메라. 익숙한 일상을 새롭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덕분에 무거웠던 마음이 한 결 가벼워졌다. 상쾌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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