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의 사냥 (세종시 기쁨뜰 근린공원, 2021.05.09)
라이딩을 마치고 아쉬운 마음에 기쁨뜰 근린공원에 들려 바람을 쐬고 있었다. 기쁨뜰 근린공원에서 갈대숲 사이로 바라보는 하늘은 정말 파랗다. 자전거에서 내려 카메라를 들고 갈대숲 사이를 바라보았다.
워낙 물고기 보는 것을 좋아해서 물 속을 잘 살피는 버릇이 있는데, 기쁨뜰 근린공원의 저류지에서는 물고기를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오늘 유심히 살펴보니 물고기가 떼를 지어 다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십분 넘게 동그랗게 떼를 지어 흩어지지 않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였다 (혹시 이게 무슨 물고기인지 아시는 분 댓글 달아주세요)
자전거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있을 때 옆에 참새가 앉았는데 아마 가만히 서있어서 나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애벌레를 사냥해와서 열심히 먹고 있었다. 덕분에 처음으로 참새가 벌레를 먹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오늘도 운이 좋았다.
참새가 쉴세없이 애벌레를 흔들어댔다. 아마도 먹기에 좋게 끊어내거나 먹을 수 없는 부위를 털어내는 것 같았다. 몇 번의 셔터를 누르는 동안에도 가만히 자신이 하던 일을 하고 있어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가기로 했다. 그러자 바로 참새가 나를 바라보는 것이 느껴졌다. 셔터를 누르자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저 다리 모양은 곧 힘을 주고 날아 오르겠다는 뜻이다. 그리고는 정말 먹이를 들고 날아가버렸다.
어릴 때 우리 집 뒷마당에는 참새가 정말 많았다. 우리 형과 참새를 잡기 위해 양동이 아래에 미끼를 넣고 넘어뜨리자고 작전을 짰으나 참새를 잡는 건 정말 어려웠다. 그렇게 흔히 봤었던 참새가 서울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무척 아쉬웠는데 세종에서는 참새가 나의 어릴 적 만큼 많이 보인다. 참새와 마주하노라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에 무척 정겹다.